10명 중 7명 “한국교회 신뢰하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교회의 현주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속 늘 발생하던 기독교발(發) 집단감염은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은 온데 간데 없이 감염 위험에도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일부 교회 등 종교가 사회적 모범을 보이지는 못할망정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회 내 일부 집단의 일탈로 개신교를 향한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해졌고 이에 따라 사회적 신뢰도도 추락했다.
“주변에서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신뢰받기 위해 신앙생활 하냐’고 질문하는데 신뢰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전도를 하려고 해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의 말에 기울이겠나. 하나님 나라 복음을 아무리 외쳐도 믿지 않으면 듣지 않게 된다. 아무리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구제봉사 활동을 하더라도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다면 의미가 약화된다.”
개신교 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최근 여론조사 기관 지앤컴리서치과에 의뢰해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살펴봤다.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결과를 분석했다.
◆ 74% “한국교회·목회자, 신뢰 못 해”
먼저 종교인을 포함한 우리 국민 4명 중 3명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1%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74%에 비해 크게 낮았다.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총 7차례 조사 중 직전인 2020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10%p 정도 낮아졌다. 이에 대해 이번 조사 연구에 책임을 맡고 참여한 정재원 실천신학대학원 교수는 “직전 조사가 코로나19 확산 전에 조사된 것으로 미뤄보아 전염병 확산에 대한 교회의 대응 등이 한국교회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 것”이라고 분석헀다.
개신교인 중에서도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비율은 37%였다. 직전 조사 때의 22%와 비교할 때 15% 이상 오른 것이다. 정재원 교수는 “개신교 그룹 안에서도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 비율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교회 목사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마찬가지로 낮았다. ‘기독교 목사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질문에 74%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한다는 답변은 20.8%에 불과했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기독교 목사를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응답자중 20.7%는 목사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개신교인에 대한 평가도 긍정 21%, 부정 75%로 나타나는 등 대체적으로 한국교회나 목사, 교인들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았다.
◆ 가장 호감가는 종교는 ‘천주교’
‘가장 호감가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서는 천주교(24.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불교(23.4%), 기독교 (16.2%) 순이었다. 개신교가 3대 종교 가운데 호감도가 큰 폭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는 천주교(21.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개신교(16.5%), 불교(15.7%)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신교에 대한 무종교인들의 신뢰도는 현저히 낮았다. 무종교인 중에서 개신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3.2%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와 대비해 3대 종교 모두 신뢰도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신뢰하는 종교가 ‘없음’ ‘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은 42.6%로 2020년보다 21.9%p 이상 상승했다.
무종교인 층의 경우, 65%가 ‘없다’고 답했는데 이는 종교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정 교수는 밝혔다. 그는 “개신교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종교 전반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신뢰를 하지 않는 경향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장 친근감 있는 종교’로는 불교 23.2%로 가장 높게 나왔으나, 기독교(19.6%) 천주교(19.9%)와 오차 범위 안으로 통계상으로 유의미한 의미는 없었다.
사회봉사 활동 인식은 3대 종교 모두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매년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많이 하며, 가장 도움되는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로 모두 꼽히던 개신교는 2020년 35.7%에서 20.6%로 약 15.1%p가량 하락해 천주교에 밀렸다. 다만 20대 연령층에서는 ‘기독교’를 여전히 가장 사회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종교로 인식하고 있었다.
◆ 5명 중 4명 “韓교회 비판 수용 못 할 것”
국민 5명 중 4명은 한국교회가 아직 교회 밖의 비판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봤다. ‘준비됐다’는 15.4%, ‘준비되지 않았다’는 80%였다. 정 교수는 “이는 국민들이 한국교회가 사회와 소통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공적인 종교단체로 보이지 않고 이기적이거나 배려하지 않는 종교단체로 보이는 것이 높은 현실”이라며 “코로나 사태 동안 한국교회에 대한 인식이나 평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떨어진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신교가 가장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자 수 많은 종교로 올라섰고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신자와 목회자들이 최선 다해 신앙생활을 하고 목회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신뢰도가 굉장히 떨어졌다”며 “한국교회가 짧은 시간에 대형교회도 만들고, 양적 성장을 이뤘는데 내부 성찰이 없었기 때문에 윤리 도덕성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신앙생활이나 목회나 전반적인 활동에 대해서도 어떤 공적인 기준을 가지고 점검을 해서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윤실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이번 조사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졌다.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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